2011년 12월 10일 토요일

[책] 책은 도끼다




출퇴근 지하철과 화장실에서 책을 보아온지 십여년..

달리 사용할 데가 마땅하지 않은 시간이긴 하지만,
그래도 들인 시간에 비해 내게 남아있는 것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,
일부러 책을 놓은지 한 달 정도 지난 후 다시 집어든 책이다.

이 책이 말하는 것을 다섯 글자로 하면..
제목처럼 '책은 도끼다'가 될 수도 있지만
내 생각엔 '들여다봐라'가 더 맛이 나는 듯 하다.

삶과 행복 그리고 죽음에 대해 지금 껏 알고있는 가장 훌륭한 표현은
법정 스님의 '존재지향적인 삶을 살라'와
'살 때는 삶에 충실해 그 전부를 살아야 하고,
죽을 때는 죽음에 충실해 그 전부가 죽어야 한다'이다.

'존재지향적인 삶'과 '그 전부를 살아야 한다'라는 무거운 말을
더 구체적으로 또 무겁지 않게 풀어서 이야기해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인 듯 하다.

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일상적으로 지나치지 말고 '들여다봐라'

오늘 지하철에서 이 책을 조금 읽고나서
깊은 땅 속에서 빠져나오니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.
책 덕분에 촉이 좋아졌는지
내가 왜 강남역을 좋아하는지 갑자기 알게 되었다.

며칠 전 고딩 선배 이승종 형님(http://cookguru.blog.me/)께서 찍으신 아래의 사진과 첫 눈
그리고 이 책이 한꺼번에 내게 도끼질을 한 것이다.



강남역은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예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었다.
평소엔 그냥 그러고 말았는데..

도끼질 덕에 '왜' 예쁜가..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.
강남역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사랑을 하기 위해 오기 때문에 예쁜 것이었다.
어제 봤지만 오늘도 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 사람
본 지 오래되어 오늘은 꼭 봐야만 하는 그 사람
강남역은 모두다 자기만의 '그 사람'을 보고 싶은 마음으로 오는 사람들로 가득하기 때문에
그래서 지나다니는 모두가 다 예뻐 보였던 것이다.

이런 것 하나하나를 알아가며 사는 것이
존재지향적인 삶이요 그 전부를 사는 것인 듯 하다.
그 방법 중의 하나... '들여다봐라'

2011년 12월 9일 금요일